'현대 VS 가나'. 국내 화랑의 양대 산맥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맞붙는다.

11월초, 갤러리 현대(대표 박명자) 측이 50% 이상의 최대 지분을 가진 '코리아 프리미어 옥션'(Korea Premier Auction·줄여서 'K옥션')이 출범한다. 갤러리 현대를 비롯해 학고재 화랑, 하나은행이 공동 출자했다. 자본금은 30억원. 지금까지 국내 미술 경매시장은 1998년 설립된 ㈜서울옥션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서울옥션 대표이자 최대주주는 지금의 가나아트갤러리를 일군 이호재씨다. 미술계에서는 미술품 경매가 독점체제에서 경쟁구도로 바뀌면서 시장이 커지는 한편 감정 체계가 강화되고 미술품 거래가 더욱 양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사간동 옛 갤러리 현대 자리에 들어서는 K옥션의 대표이사는 서울옥션 대표를 지낸 김순응씨. 근·현대 미술품은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갤러리 현대가, 전통 미술품은 고미술에 강한 학고재 화랑이 맡는다.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경매 장면. 다음달 초 'K옥션'이 출범하면서 국내 미술경매시장이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첫 경매는 11월 9일로 날짜가 잡혔다. K옥션의 출범에 서울옥션은 11월 초 청담동 강남점 오픈으로 맞선다. 신세계 백화점과 함께 적극적인 VIP 마케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연 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서울옥션의 2004년도 매출은 150억원. K옥션 김순응 대표는 "경매가 활성화되면 가격 결정권을 (작가나 화랑이 아닌) 고객이 가지면서 우리 미술시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이중가격제'(작가나 화랑이 부르는 가격과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를 해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거대 화랑이 경매회사까지 운영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외국에서는 작품이 처음 거래되는 1차 시장(화랑)과 기존 작품들이 다시 유통되는 2차 시장(경매)이 분명하게 구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