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李容勳) 제14대 대법원장이 26일 취임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사법부는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사법부 구성원들 모두는 국민 여러분께 끼쳐드린 심려와 상처에 대해 가슴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어 "앞으로 대법원장으로서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법원이 과거처럼 정치 권력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대법원장은 "법원이 여전히 국민 위에 군림하는 과거의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며 "국민과 사법부 사이에 벌어져 있는 틈을 메우고 '국민을 섬기는 법원'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우리가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난 잘못을 솔직히 고백하는 용기가 요구된다"고 말해, 인민혁명당 사건(1975년)이나 조봉암 사건(1958년) 등 법원의 대표적인 '과거사' 사건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법원의 '오판(誤判)'을 인정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