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wellageing.com은 부산에 있는 노인생활과학연구소의 홈페이지다. 이곳의 '사이버이웃' 코너를 클릭하면 뜻밖에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들이 남긴 글들이 많다.
"할아버지, 오늘 기다리던 성적표가 나왔어요! 지난번보다 10점 이상 오른 거 있죠?"
"오늘은 친구랑 싸웠어요. 제일 친한 친구인데… 걱정돼서 잠이 안 와요."
청소년들이 말하는 할아버지는 신인성(63·사진)씨다. 고교 교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2월 퇴임한 그는 이곳에서 '사이버 청소년 상담사'를 자임해 맡고 있다. 지금까지 100여 명의 학생들에게 300여 건의 상담을 해줬다. 그는 조언(助言)을 구하는 청소년들에게 일일이 답글을 남긴다. "축하해요. 노력한 만큼 성적이 올랐다니 나도 기쁩니다" "정말 용기있는 사람은 먼저 다가가서 사과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내일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말해보세요…."
학업, 교우관계, 부모와의 갈등, 진로지도 등 신씨가 청소년들과 상담하는 주제는 폭넓다.
그는 청소년들을 위해 '사랑과 성(性)의 계단'이라는 제목으로 성교육 칼럼도 연재한다. 청소년들이 스팸메일의 홍수,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 건전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정화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랫동안 관계를 쌓아왔던 서해안에 있는 작은 섬마을학교 아이들을 부산으로 초대해 오프라인 만남을 갖기도 했다.
"아이들의 세계나 어른들의 세계나 온라인상에서는 대등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의 눈높이가 있거든요. 생각의 척도가 다를 뿐, 높고 낮은 건 비교할 수 없지요." 신씨는 "눈높이가 비슷해야 원만한 대화를 이룰 수 있다"며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노년 인생, 신바람이 절로 난다"고 했다.
한 학생은 그에게 "요즘 컴퓨터 켜는 게 신나요. 할아버지가 올려주신 글을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웃음꽃이 피고 고민거리가 사라지거든요"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