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경기 화성시 주곡리의 지정폐기물 처리장을 확장하지 않겠다는 13년 전의 약속을 어기자 인근 25개 마을 주민들이 "정부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배일도 의원이 25일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의 환경관리공단은 1992년 1월 화성 주민대책위와 "현재 조성 중인 시설에만 지정폐기물을 매립하고 더 이상 증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작성했으나, 현재 6000여 평에 증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정폐기물은 인체에 심각하게 유해한 수은·납 등 성분을 가진 폐기물로 완전히 밀봉된 상태로 매립돼야 한다. 92년의 합의문은 폐기장에서 흘러나온 중금속으로 피부병이 발병하고 어패류가 죽은 뒤 작성됐다.

그러나 환경부와 산하기관들은 2001년 7월 대책위 주민들에게 "정부 시책에 따라 민간 업체와 관리 위탁을 하게 됐으니 92년 합의는 해지가 불가피하다"는 공문을 보낸 뒤, M사에 49억원을 받고 처리장을 팔았고 2003년엔 추가 증설도 허용했다. 윤호선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기존 매립의 관리를 민간에 넘긴다는 뜻으로만 알았고 주민 설명회도 없었다"며 "주민 수백 명과 함께 26일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앞에서 시위를 열겠다"고 했다.

작년 말 침출수가 흐르는 등 주민 민원이 빗발쳐 다시 문제가 생긴 후, 환경부는 엉뚱하게 M사와 싸움을 벌였다. 한강유역환경청은 M사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으나, M사가 "문제 부분들은 알아서 처리하겠다"며 "어렵게 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허가를 줘 놓고 공사를 중지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버틴 것.

환경청은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지난달 1일에야 M사를 고발했다. 그러나 M사는 오히려 곧바로 법원에 소송과 가처분신청을 내 "공사중지 명령은 무효"라는 가처분 결정을 받아 냈다. 배일도 의원은 "환경부는 주민과의 약속은 쉽게 어기더니 사업을 허가해준 업체에겐 당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민간에 판 이후 주민에게 나름대로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고 주민들이 M사와 중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