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25일 오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우리당의 전·현직 지도부 회의가 열렸다.

이날 모임의 주요 안건은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 문제였다. 결론은 "연내 복귀는 없다"는 것이었다. 또 내년 5월 지방선거 이전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방향의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임에는 당사자인 정동영 장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 상당수가 불참했다. 참석자보다 불참자가 많아 맥빠진 회의가 됐다는 자조적인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정·김 복귀론 일단락됐다"

전병헌 당 대변인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정·김 두 장관의 복귀 시기는 최소한 연내가 아닌 것은 확실하고, 지방선거 전도 무게가 실리는 주장은 아니라는 쪽으로 일단락됐다"고 했다. 그는 "정·김 두 장관이 통일·복지 분야의 일을 활력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게 당의 판단"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회의 발언을 통해, 정 장관은 다른 회의 참석자를 통해 "문희상 의장 등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전·현직 지도부가 일요일인 25일 저녁 모임을 갖고 여권이 처한 위기 상황을 돌파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오른쪽부터 이부영 전 당의장, 문희상 의장,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배기선 사무총장.

◆10월 재·보선 결과 따라 상황 요동칠 듯

이날 정·김 두 사람이 '현 지도부 중심 단결론'을 편 것은 지금은 여당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정·김 연말연초 당 복귀설'이 여권 안팎에 번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리더십 위기를 겪어온 여당 지도부의 어려움이 더 커졌다고 한다. 정 장관측 관계자는 "마치 유력 대선후보들이 현 여당 지도부를 흔들려는 것 같은 오해를 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달 26일로 예정된 재·보선에서 여당이 또다시 참패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 장관측 인사는 "재·보선 참패로 여권의 위기가 한층 심화되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국 운영의 축이 당쪽으로 옮겨진다면 정·김 두 장관의 조기 복귀론이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장관측도 "전체적인 정국의 흐름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현직 지도부 대거 불참

이날 모임은 참석자보다 불참한 사람이 더 많았다. 불참한 사람이 9명이나 됐다. 문 의장과 이부영 전 당의장, 김근태 장관, 조세형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정 장관(전 당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는 "한 달 전부터 선약이 잡혀 있었다"는 이유로, 천정배 법무장관은 "장관하는 동안엔 나오지 않겠다"며 불참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인 임채정·신기남 전 당의장과 장영달·김혁규·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국감 때문에 해외로 나갔고, 유시민 상임중앙위원도 일정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여당 전·현직 지도부 모임은 지난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지금까지 3차례 열렸으나 이날 같은 대거 불참 사태는 없었다. 이 때문인지 회의를 소집한 문희상 의장 등 지도부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당 관계자는 "당의 위기 상황을 논의해보자는 전·현직 지도부 모임조차 제대로 성원이 되지 않는 게 여당의 현주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