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의원

주민등록등본, 토지대장 등 21종의 민원서류가 간단한 공개 소프트웨어를 통해 위·변조돼 발급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25일 "위·변조 가능 얘기를 들은 것은 작년"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이 작년에 얘기를 들을 정도였지만, 8000억원짜리 '전자정부' 구축 사업을 하고 있는 정부가 지금까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었다는 얘기다. 권 의원 보좌진이 위·변조 가능성을 밝혀내는데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권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말 선관위 직원들과 함께 외국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파악하기 위해 네덜란드, 핀란드 등을 둘러보게 됐다. 그때 전자투표를 이용한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로 질문했다. 그때, 동행했던 누군가가 우리나라 전자정부 시스템에서 위·변조가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했다.

권 의원은 "지난 8월 이번 정기국회에서 질의할 아이템을 준비할 때 그 생각이 나 보좌진에게 인터넷 민원 서류 위·변조 가능성을 파악해보라고 했다. 설마 하면서 그냥 알아보라고 한 것이었다. 그런데 1주일도 안돼 보좌진이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를 통해 위·변조가 가능하다는 보고를 해왔다"고 했다.

권 의원은 "행정자치부도 위·변조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부처 내에서 공론화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무려 257만건의 인터넷 민원서류가 발급 신청됐는데, 위·변조 가능성을 방기해왔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권 의원은 "벌써 누군가가 범죄에 이용했을지 어떻게 알겠느냐"며 "머지않아 숫자뿐만 아니라 한글까지 변조 가능한 프로그램이 나오면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권 의원의 문제제기로 이 사실이 알려진 후, 23일 인터넷 민원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채 보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