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대 복장을 한 권혁실 경장이 권총을 겨눠 보이고 있다.

"여자 후배들이 많이 들어올 때까진 특공대(特攻隊)를 떠나지 않을 거예요."

대(對) 테러 업무, 중요인물 경호, 폭발물 처리…. 군대의 특수부대에 해당하는 경찰의 특공대에 '특별한' 대원이 합류해 화제다. 37명의 인천경찰청 특공대원 중 유일한 여성인 권혁실(33) 경장이 주인공.

지난 7월 25일 특공대에 발령을 받은 그는 6주간의 기본훈련과 전술합동훈련을 마치고 서울을 제외한 지방 경찰청 소속으로는 최초의 여성 특공대원이 됐다. 전국 여성 특공대원은 권경장과 서울지방경찰청 특공대 소속 10명 등 11명이 전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대비해 1983년에 창설된 경찰특공대는 인질과 폭발물 사건 등 테러 진압을 주 임무로 하는 정예부대.

고도의 순발력과 신속한 판단력, 강인한 체력과 팀워크 등이 요구되는 곳이다. 태권도 5단의 국가대표 선수로 세계선수권을 3연패한 권 경장은 1995년 경찰대학 태권도 교관으로 경찰에 첫 발을 디뎠다.

2000년 교관 생활을 마친 권 경장은 김포공항·인천공항·인천 중부경찰서 등에서 근무를 하다가 올해 인천경찰청 특공대에 지원했다. "뭔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남편과 부모님이 한사코 말렸지만 집에서 가까운 곳에 근무하면 아이와도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가까스로 설득을 했지요."

그런데 막상 특공대 훈련은 만만치 않았다. 매일 반복된 산악구보, 레펠(외줄 타고 건물 오르내리기) 훈련, 상황별 테러진압 훈련 등을 받으면서 온 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남자들 사이에 혼자 끼여서 훈련받는 것도 낯설었다. 훈련 도중 허벅지 근육이 손상돼 제대로 뛰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버텼다. "여자라서 어쩔 수 없다는 얘기는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았거든요."

권 경장은 이젠 가장 힘들어했던 레펠 훈련에도 익숙해졌고 체력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우리 업무는 한 사람만 실수해도 작전이 실패할 수 있거든요. "

의류회사에 다니는 남편과 1999년에 결혼해 다섯살짜리 아들을 둔 권 경장은 요즘은 하루하루가 즐겁다. 아들 정준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 전에 인천 중부경찰서에서 유해업소 단속을 담당했을 때는 야간과 새벽 근무가 많아 아들 얼굴을 못 볼 때가 많았다. "엄마는 왜 날마다 피곤하냐고 아이가 떼를 쓸 때 마음이 무척 아팠어요."

매일 집에서 훈련장까지 5.5㎞를 단숨에 뛰어서 출·퇴근하는 그의 꿈은 좀 더 많은 여성 후배들이 특공대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는 "특공대에서도 세심한 여성들의 능력이 필요한 분야가 정말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