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문수(丁文秀·사진) 경제보좌관이 강원도 철원에 농지 수백평을 구입한 뒤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져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KBS는 이날 정 보좌관이 부인 배모씨 명의로 철원군 근남면의 국도변에 있는 농지 680여평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정 보좌관측이 이 땅을 지난 97년 2월에 사들였으며, 현재는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다고 전했다.
정 보좌관은 이 땅을 매입한 이후 한번도 농사를 짓지 않은 채 8년째 방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원군 관계자는 "농지를 방치했기 때문에 농지 처분 명령을 내릴 것이고, 만약에 이행치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땅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내에 있어 땅을 살 때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지만 정 보좌관은 매입 당시 토지거래신청서에 재배작물과 농기계 구입 등의 영농계획을 세세히 기재하고 농지취득 증명서를 첨부, 관할관청으로부터 실수요자라는 판정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땅을 구입한 지 2년 뒤부터 주변에 43번 국도 확장공사가 시작됐고 지난해에는 왕복 4차선의 새 도로에 인터체인지가 들어서는 등 개발공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현재 땅값은 정 보좌관측이 밝힌 매입금액에 비해 3~4배가 오른 평당 15만~20만원을 호가해, 1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 보좌관은 KBS측에 "우연한 기회에 철원땅을 사게됐고 투기는 아니다. 다만 땅에 대한 법적처분이 내려지면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정 보좌관이 철원 땅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등 사실 관계는 맞다"며 "다만 매입경위와 목적, 투기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 보좌관 임명 당시 철원땅 문제가 인사추천위원회에 보고됐지만 청와대는 부적격 사유로 판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