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전문대학원에 지원하려는 대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기학과 입시과열'이 '전문대학원 입시과열'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대학교육이 공동화(空洞化)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여기에 법학전문대학원이 내년 초 선정될 경우 학부교육 황폐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의학전문대학원제가 도입된 후 자연대와 공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자연대의 한 학부는 올해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가천의대 등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빠져나가 충격을 받기도 했다. 서울대 공대에서도 올해 수십명이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작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미트(MEET·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 시험을 출제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모 학부 교수들에게 관련 학과 시험문제를 내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교수들은 "누구 좋은 일 시켜줄 일 있느냐"며 이를 거부했다.
서울대 오세정 자연대학장은 "자연대 학생 중 상당수는 학과 공부 대신 학원 다니며 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을 공부하는 것으로 안다"며 "자연대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해 반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준비학원에는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직장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수강생 중 대학 재학생 비율이 점점 많아지는 분위기다. 2003년 처음 문을 열기 시작한 서울의 어느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준비학원은 현재 재학생 대 졸업생 비율이 6대4 정도다.
서울 D대 3학년(토목공학과) 신모씨는 "1주일에 이틀 동안 학원에 다닌다"며 "내년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H대 3학년(신방과) 박모씨는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교양과목으로 물리학·생물학을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 김모씨는 "친구 선배가 공대 졸업 후 치대전문대학원에 가기도 했고, 주변에서 이공계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갈 것이란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