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여름의 열기가 남아 있는 가을의 길목.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 사이의 공백기와도 같은 이번 주말, 훌쩍 떠나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보자. 양평 한강변은 그런 '바람 같은 여행'에 딱 알맞다.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물안개-두물머리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 두 물(남한강과 북한강)이 하나가 된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이곳은 사진 애호가들에게는 '성지'다. 호수처럼 잔잔한 강물, 작은 배, 아름드리 나무가 빚어내는 풍경이 1년 내내 촬영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두물머리를 전국적인 사진촬영 명소로 만든 '특산품'이 동틀녘 피어오르는 물안개다. 양수역 역무원 김언진씨는 "이맘때는 일교차가 커 한낮 열기가 새벽에 식으며 물안개를 흩뿌리기 때문에 새벽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귀띔했다. 두물머리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 촬영지'의 원조격인 곳으로, MBC '전원일기'을 비롯해 숱한 영화·CF가 촬영됐다. 차로 올 수 있지만, 양수역 인근 양서면 네거리부터 시작되는 산책로를 걷는 게 제 맛이다.

◆강변 따라 늘어선 그림 같은 간이역들

남양주~양평 중앙선 철길은 창 밖 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한강변을 따라 줄줄이 서 있는 간이역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좁은 플랫폼과 손바닥만한 역사(驛舍)가 인상적인 팔당역, 올해 4월 역무원이 떠나버린 쓸쓸한 능내역, 예쁜 수채화 같은 벽돌집 국수역….

낡은 역명판과 빛바랜 역건물이 여전한 이들 역에서는 흐르던 시간도 잠시 멈춰선다. 중앙선 복선전철 공사로 언젠가는 볼 수 없게 될 모습들이기도 하다. 능내역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유적지와 양수역은 두물머리와 인접해 있다. 청계산 등산로의 관문인 국수역은 예쁜 앞마당 덕에 드라마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곳. 서울행 버스가 여러 차례 오가지만, 이곳에 오려면 아무래도 기차가 제격이다. 청량리역에서 하루 세 차례(오전 6시50분, 오후 4시15분과 7시) 인적 없는 작은 역들도 들르는 '고마운' 무궁화호 열차가 떠난다. 능내에는 아침 첫차만 선다.

◆양평의 새로운 가족 명소

2003년 7월 문을 연 용문면 광탄리 경기도 민물고기 연구소 내 생태 학습관. 천연기념물(황쏘가리·열목어 등), 경기특산종(칼납자루·황복 등), 러시아산 철갑상어를 비롯해 70여종의 물고기가 전시돼 있다. '야외터치학습장'에서는 붕어·잉어·피라미 등을 직접 손으로 잡아볼 수 있다. 또 박제 물고기에 낚싯대를 대면 물고기 이름이 나오도록 한 '낚시체험' 등 다양한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10일에는 양동면 단석리 알밤단지에서 '제4회 알밤축제'가 열린다. 알밤 줍기, 알밤 투호, 알밤 까기 등의 농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행사들이 마련된다. 경기도 민물고기 연구소 (031)772-5894, 알밤축제 (031)770-32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