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홍반장 MBC 밤 12시


제목 때문에라도 한 번쯤 눈길이 갈 법한 작품이다. 얼떨결에 낸 사표가 수리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바닷가 마을에 개업을 하게 되는 '공주병' 치과의사 윤혜진(엄정화 분)과, 마을의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엉뚱하고 미스터리한 팔방미인(?) 홍두식, 일명 '홍반장'(김주혁 분)을 축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세상에 그런 남자가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캐릭터가 하도 서민적 인간미로 넘치는데다, 플롯 또한 생각보다 그럴 듯해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재미·감동을 맛볼 수 있다. 물론 그 재미·감동은 적잖이 '튀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소화해낸 두 주연 배우의 호연 덕에 가능하다. 그간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 온 두 사람은 개별적으로도 그렇지만 기대 이상의 앙상블을 과시한다.


그 덕에 영화는 여느 로맨틱 코미디의 유치함으로부터 상당 정도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심심치 않게 웃을 수 있지만 그 웃음은 대다수 국산 싸구려 코미디처럼 맹목적이거나 허망하지 않으며, 서브플롯으로 수반되는 멜로 코드는 상투성 가득한 예정된 결말에도 그다지 진부하게 다가서지 않는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국산 로맨틱 코미디로서 손색없다.

감독 강석범. 2004년. 약 107분. 12세 이상. ★★★★(5개 만점). 선정성 1/5. 폭력성 1/5.


킬러들의 수다 KBS2 밤 11시5분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에 이은 장진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상연(신현준)-정우(신하균)-재영(정재영)-하연(원빈)으로 이뤄진, 형제 같은 네 프로페셔널 킬러들과, 그들을 추적·체포하려 무던히도 애쓰면서도 묘한 교감을 주고받는 조검사(정진영)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캐릭터 코미디다.


제목에서 시사되듯 감독 특유의 삐딱한 유머나 출연진의 면모 등은 여간 흥미진진하지 않으나, 드라마 구축 등은 그만큼 인상적이지 않다.


2001년. 약 118분. 15세 이상. ★★★, 선정성 1/5. 폭력성 2/5.


(전찬일·영화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