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조상 묘소의 벌초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요즘에는 벌초를 위해 대부분 예초기(刈草機)를 사용한다. 시간이 적게 걸리고 힘도 덜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초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도 많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 날과 땅에 박혀 있던 돌이 부딪혀 떨어져 나온 날 조각에 부상을 입는 것이다. 특히 눈의 부상은 심대하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며 크기가 작아 보이지 않는 날 조각은 눈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망막에 박혀 수술 후에도 상당한 시력손상을 가져온다. 작년에 예초기 날에 다쳐 충남대병원 안과를 찾은 5명의 환자 중 2명은 실명하였고, 올해에도 벌써 수술 받은 6명중 3명이 시력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 본격적인 벌초시기를 맞아 얼마나 많은 예초기 부상 환자가 올지 걱정이 앞선다.
예초기 날에 의한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예초기 구입 시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잘 듣고 익혀야 하며, '검' 마크가 있는 검증된 날을 사용하여야 한다. 풀이 긴 경우 땅에 박힌 돌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긴 풀을 한 번에 자르지 말고 중간 정도를 잘라 바닥의 돌을 확인한 후 다시 밑까지 자르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장구의 착용이다. 다리보호대, 눈 보호장구, 장갑 등을 반드시 착용한다. 작업 중 땀이 난다고 보호장구를 벗고 벌초하는 것은 물론 금물이다. 보호장구는 예초기 구입처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한 가지 첨언하면 예초기 작업중 근처에 서 있던 사람이 다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직접 예초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보호장구를 착용하든가 멀리 떨어져 있든가 하는 것이 상책이다. 금년에 우리 지역에서 예초기에 의한 부상은 한명도 없었으면 좋겠다.
(최시환·충남대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