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 가격이 LA·샌프란시스코·뉴욕 등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사상 최고로 치닫는 가운데, 앨런 그린스펀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저명 경제학자들의 '거품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27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미국의 주택경기는 필연적으로(inevitably)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 내 주택가격의 상승은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리라는 낙관에서 비롯된 면이 있지만, 역사는 이러한 낙관주의를 관대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주택가격은 상승에 제동이 걸리거나 심지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택 붐과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같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은 생산과 소득과 고용을 억지로 늘리기보다는 금리와 환율 조정을 통해 시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주택가격 급등 추세를 막기 위해, FRB가 앞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5일 브라질 캄포스 도 호르다오에서 열린 파생금융상품 회의에서 내년 봄에 미국 부동산시장에 형성된 거품이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최고점에 달한 것으로 보이고, 미국 내 여러 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 달한 것으로 예측된다"며 "주택시장 버블이 최소 3년 내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내 주택가격이 조정되면 소비가 줄어들고 달러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해소되는 선(善)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붕괴되면, 세계경제는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의 주택시장 붐은 역사상 최고조"라며 "향후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주택가격이 앞으로 2년 정도 오름세를 보이다가 침체기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 부동산중개업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7월의 기존주택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9% 상승한 26만70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미국 전역의 평균 집값은 50.5% 올랐다.
(뉴욕=김기훈특파원 kh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