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사무실의 열어둔 창문으로 청설모가 들어왔다. 순간 너무 놀라 비명을 질렀더니 저도 놀랐는지 방안을 정신없이 빙빙 돌았다.

이곳 파주 출판단지에선 그다지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다. 2년 전 출판사들이 대거 파주 출판단지로 이사하던 때만 해도 사실 우리는 몹시 참담한 기분이었다. 경영주 입장에서는 소득세 감면을 비롯한 많은 혜택이 있다지만 직원들에겐 온통 불편함투성이였다. 병원도 은행도 상가도 식당도 없는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시멘트 건물 몇 동뿐인, 웬 신생 산업단지 같은 곳에 한꺼번에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해선 역시 한꺼번에 셔틀버스를 타고 퇴근을 해야 하는 출판노동자들의 우스운 꼴이라니.

김이금·열림원 주간

그 사이 제각기 개성 있는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부족하나마 편의시설도 생겼다. 물론 많아야 직원 50명 안팎인 출판사들이 저마다 4층씩이나 되는 건물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출판단지가 참 좋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전원에 위치한 이곳이 좋은 것이다.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매일 변화하는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지금 이곳에서의 일상이 귀하고 감사할 뿐이다.

(김이금·열림원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