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같이 흐리던 24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은성농장' 포도밭. 농장 주인 이은재(51)·오성숙(49)씨 부부와 종민(26)·종필(24) 아들 형제가 포도밭 돌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비가 오기 전에 배수로도 살펴보고 포도 알이 잘 영글었는 지도 살펴야 돼요. 이번 주말부턴 손님들이 몰려 들 텐데…."
포도의 계절. 여름 내내 5400여평의 포도밭을 가꾸느라 비지땀을 흘려온 이들 가족에겐 본격적인 손님 맞이의 계절이기도 하다.
15년째 이씨 가족이 일궈온 '은성농장'은 방문객들이 포도를 수확하고 맛도 볼 수 있는 체험 농장.
"올해는 봄 개화기에 비가 적게 온 데다 여름 일조량도 좋아 포도 알이 튼실하고 당도도 높아요. 손님들에겐 포도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죠."
포도재배로 두 아들을 대학까지 가르쳤다는 이씨는 "송산 포도는 조개껍데기가 부식된 키토산 토양과 해변의 풍부한 일조량으로 맛과 영양이 그만"이라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방문객이 5㎏ 한박스(12송이)를 따서 가져가는 비용은 2만원, 그 자리에서 먹는 포도는 무제한 공짜다. 점심을 준비해 가면 드넓은 포도밭을 배경으로 바닷가의 정취를 바라보며 멋진 피크닉도 가능하다.
포도의 계절을 맞아 수도권 곳곳의 포도수확체험 농장들이 손님 맞기에 나섰다.
지역별로 품종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요즘부터 9월말까지가 포도수확의 절정기. 수도권 지역의 포도는 지역별로 각각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안성 포도는 100여년전 프랑스 신부 '공베르'에 의해 전해졌는데 주로 거봉이 재배되고 있다. 화성 송산포도는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껍질이 두껍고 향기가 뛰어나며 내한성이 강해 오래 저장해도 맛을 잃지 않는다.
안양 포도는 관악산과 청계산에 둘러 싸인, 바람이 적고 기후가 온화한 조건에서 재배가 돼 씨알이 알차다. 급격한 도시화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가 2001년부터 3만여평 정도가 재배되고 있다. 가평 운악산 일대 포도는 해발 3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재배돼 당분 축적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운 특징을 지녔다.
올해는 포도 작황이 좋아 현지에서 품종별로 5㎏ 한 박스당 1만5000~2만5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포도수확체험 뒤에는 인근 명소를 찾아 이른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것도 좋다. '경기사이버장터(www.kgfarm.or.kr)'나 '경기도 농촌관광 포털사이트 (www.kgtour.co.kr)'에 가면 산지와 직거래를 할 수도 있고 자세한 체험정도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