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때도 도청했다"는 국가정보원 발표(5일) 직전 청와대와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측이 두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발표 이틀 전인 지난 3일 청와대의 윤후덕 기획조정비서관이 김 전 대통령의 서울 동교동 자택을 찾아갔다고 한다. 윤 비서관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최경환 비서관을 만나 "이틀 후 국가정보원이 'DJ정부 때도 도청이 있었다'는 발표를 한다"고 알렸다. 최 비서관은 즉각 이를 김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 비서관은 4일엔 윤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동교동으로 와달라고 요청했다. 윤 비서관을 다시 만난 최 비서관은 "도청 증거가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최 비서관이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윤 비서관에게 전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최 비서관은 "비서들끼리 나눈 얘기"라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때 김 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청와대에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발표 이후 최 비서관을 통해 "또 수모를 주려 하느냐" "모욕은 국민의 정부가 당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청와대가 비서실장이나 수석급을 보내지 않은 것은 양해를 구하기보다, 통보에 가까운 것 아니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