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공짜 비행기표’를 뿌리면 대한항공에는 해(害)가 될까, 득(得)이 될까. 대한항공은 ‘해’가 된다고 사전 진단했다. 그렇지만 18일 뚜껑을 열어본 결과 대한항공의 탑승률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짜표를 노리고 공항에 나왔다가 표를 얻지 못한 승객들이 대한항공을 ‘대체재(代替財)’로 택했기 때문이다.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인한 ‘고객불편 사죄용’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낸 공짜 비행기표 아이디어가 가지고 온 화제다.

조종사 파업 타결 이후 정상화 첫날인 18일. 아시아나항공이 이날 하루 동안 제주노선을 제외한 국내선 공짜이벤트를 실시하자 김포공항 아시아나 창구에 승객들이 붐비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아 '아이디어 상품'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제주를 제외한 국내선 전 노선 무료탑승 서비스일인 이날 아시아나항공 탑승창구는 하루종일 승객들로 붐볐다. 아이들과 함께 공항에 나온 30대 초반의 주부 이모씨는 "공짜라고 해서 부산을 가볼까 했는데 표가 매진돼 대신 광주행 공짜 비행기표를 끊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의 국내선 평일 탑승률은 75% 수준. 그러나 이날은 김포~부산·포항 100%를 비롯, 모든 노선에서 90% 이상의 탑승률을 보였다. 아시아나 김포공항 지점은 평소 사용하지 않는 탑승·발권 수속대를 모두 개방하고 평소 인력의 1.5배를 투입해야 했다.

대한항공도 탑승률이 치솟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대한항공 김포~부산 노선의 탑승률은 전날보다 2% 높은 91%, 나머지 내륙 노선의 탑승률도 전날보다 2.5% 높은 85.5%를 기록했다. 부산 출장을 가던 최모(34)씨는 "평소 예매 없이 나와도 됐는데 오늘은 표를 구하지 못해 대기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김포공항지점의 정재용 과장은 "오늘 의외로 승객이 많아 우리도 놀랐다"며 "철도·버스 이용객들이 공짜표를 보고 공항에 나왔다가 표를 못 구해 우리 쪽으로 온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의 무료탑승 행사에서 제외된 제주도 관광종사자들은 "제주 관광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아우성이다. 제주관광협회 양성우 기획홍보팀장은 "파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제주가 행사대상에서 빠져 많은 사람들이 섭섭해하고 있다"며 "막바지 관광객들이 제주 외 다른 곳으로 몰려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