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남북 공동행사 사흘째인 16일 북한 대표단은 국회 방문과 김대중 전 대통령 병문안 등을 마친 뒤 저녁 비행기로 경주에 갔다. 이들은 불국사·석굴암 등을 둘러보고 17일 서울로 돌아와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다.

◆김 의장, 김정일 위원장 답방 요청

김원기 국회의장은 오전 11시 국회를 찾은 김기남 북한 단장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요청했다. 김 단장은 직접 답변을 피하고 "조국통일사업에 국회가 커다란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만 했다. 북측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은 "과거 남측 국회의원들을 만나면 판판이 싸웠다. 철벽강산이었다. 이제는 만나면 대화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사당 본관에서 진행된 오찬에서 북측 최창식 보건성 부상은 "정치인이 앞장서고 온 겨레가 뒤따를 때 우리 민족끼리 몰아가는 통일열차는 사나운 역풍이 불어와도 순간 답보와 퇴보를 모르고 가까운 앞날에 통일역에 당도하고 말 것"이라며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김기남 단장은 헤드테이블에 함께 앉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향해 "구면입니다"라고 인사했다. 김 단장은 2002년 박 대표와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찬에 동석한 바 있다.

◆북, "17대 국회는 친근해"

여야 의원 13명(열린우리 8 한나라 1 민노 3 민주 1명)은 북측 숙소인 워커힐호텔을 찾아가 정치 교류 문제를 논의했다. 북측 안경호 국장은 "남측 국회에서 민족대단결 등 7·4 공동성명, 6·15 공동선언에 대한 정식 입장을 표명해줬으면 좋겠다. 남측 국회가 선물 하나 내시라"고 했다. 김정호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장은 "정치인들이 외세공조가 아닌 민족공조에 나서자"고 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과거처럼 외세의 영향을 받아 민족의 이익을 저해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비핵화 선언할 때와 핵무기 개발 후 북한 논리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북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측의 방북 때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여부에 대해 "어차피 외교상 일정한 예우를 표시하는 것은 전향적으로 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수산기념궁전은 김일성 전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이다.

◆북 대표단, DJ 문병

북측 대표 3명이 오후 3시쯤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 전 대통령을 찾았다. 김 단장은 꽃다발을 건넨 후 김 전 대통령의 손을 잡고 "위대한 장군님께서 걱정하십니다. 쾌차하십시오"라고 했다. 그는 이희호 여사에게도 "장군님께서 인사를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바쁘신데 와 주셔서 감사한다. 김 위원장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했다.

김 단장은 "우물물을 먹을 때 우물을 판 사람을 기억하듯이 6·15 공동선언이 나오게 한 역사적 공로를 우리 (북한) 인민들은 심장에서 지울 수 없다"고 했고, 김 전 대통령은 "6·15가 출발점이라면 이번은 도약을 기약하는 계기가 아닌가 한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동행한 정동영 장관에게도 "수고가 많다. (행사가) 성공적으로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