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형제의 난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찰이 전면 수사에 착수한데다 폭로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일부 오너 일가들에 대한 사법처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면수사 칼 뽑은 검찰
검찰이 두산 사건에 대해 전면 수사로 방향을 잡은 것은 범죄 단서들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검찰은 박용오 전 회장이 주장한 '비자금 조성' 사건이 접수되자 '가족간의 분쟁' 성격임을 감안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아니라 조사부에 배당했다. 박용오 전 회장뿐 아니라 상대측인 박용성 현 회장과 다른 형제의 주장까지 들어가며 차분히 수사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박용성 회장이 두산산업개발의 2797억원 분식회계건을 공개하고, 이에 박용오 전 회장이 오너 일가의 대출금 이자를 회사돈으로 대납한 의혹까지 들춰내자 검찰 입장은 급변했다. 특히 일부 의혹에 대해 그룹측이 시인함으로써 검찰도 그냥 두고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검찰은 또 시간을 끌 경우 말을 맞추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사건을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어디까지 수사하나
검찰은 일단 양측의 폭로 내용을 중심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박용오 전 회장이 주장한 17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과 대출금 대납 의혹이 1차 수사 대상이지만, 최근 박용성·용만 형제가 주장한 2797억원의 분식회계도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용오 전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박용성 회장측은 특가법상 횡령, 배임, 재산국외도피죄·외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박용오 전 회장은 또 오너 일가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1999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빌린 은행 대출금 이자 138억원을 5년 동안 회사돈으로 대신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부분이 사실일 경우 횡령과 배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박용성 회장측이 주장한 두산산업개발 분식회계 건의 경우 최근까지 경영에 관여한 박용오 전 회장측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양측 형제들이 모두 형사처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사 과정에서 오너들이 '보고를 받지 않았다'거나 '밑에서 한 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자금 규모가 적지 않아 일부 오너 일가들은 수사망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제보자'가 회사의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는 '오너'들로, 상대방의 행위를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이 의외로 쉽게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이들의 폭로전이 가열될수록 검찰 수사와 처벌의 수위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