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떤 빵과 과자도 만들 수 있어요. 졸업하면 현업에 나설 겁니다."(이화순·16)
전북 정읍시 학산정보산업고 제과제빵과 2년생들은 여름방학에도 학교에 나와 빵을 굽는다. 학교기업 '학산제과점'에 주문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이 학교 2년생 26명은 매일 번갈아 3명씩 오전 9시 제과점에 나와 오후 5시까지 일한다. 굽는 빵, 과자도 단팥빵·소보로·카스텔라·크로켓·머핀·바게트에서 각종 쿠키와 케이크까지 100여종에 이른다.
2002년 제과제빵과를 개설한 이 학교가 교육부 승인을 받아 제과점을 차린 것은 작년 10월. 실습실에 대형 오븐 2대와 조리대를 갖춰 회사 간판을 내걸었다. 학생들의 제과제빵 실력과 창업·판매 마인드를 높이고 수익금을 학생·교사 복지에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학산제과점에선 보조 첨가제를 일절 쓰지 않는다. 강헌구 교사는 "주문에 맞춰 당일에 구워 팔기 때문에 빵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가격도 시중보다 20~30% 저렴하다"고 말했다. 김수연(16) 학생은 "많이 만들다 보니 고교생에게 어렵다는 쿠키와 케이크 만들기에도 자신이 생겼고, 제빵·제과기능사 자격도 일찍 따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좋았다. 학교·병원·시청·교육청 등에서 단체 주문해오고 이웃 아파트 주민 수십명이 빵굽는 시간에 맞춰 단골로 찾아왔다. 올 1월부터 매주 3일 직원 야식으로 빵 100봉지씩을 구입하는 정읍아산병원 영양사 범유정(35)씨는 "빵을 믿을 수 있어 좋다. 직원 모두 학생들의 정성을 생각하며 즐겨 시식한다"고 말했다.
월 600만원을 기대했던 제과점 매출은 월 평균 1000만원에 이르러 지난 6월 말 9327만원에 달했다. 수익금 중 3200만원은 장학금과 교직원 보상금으로 지급됐다.
학교는 연내 지역 특산미인 '단풍미인' 쌀로도 빵과 과자를 굽고, 교외 판매장도 갖출 계획이다. 하정수 교장은 "제과점이 잘 되면서 학생들이 의욕과 자신감을 갖는 등 교육적 효과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