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의 핵심 실세들이 삼성의 불법 대선자금 지원과 관련한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도 이를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또, 당시 삼성은 불법도청 테이프 내용에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늙은이’ 등으로 부른 것에 대해 사과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옛 여권의 한 관계자는 4일 “99년 박인회(58·구속)씨가 삼성 관련 녹음 테이프와 녹취록을 들고 삼성 쪽과 박지원 전 장관을 만나러 다니면서 당시 여권의 핵심 실세들이 97년 대선 때 삼성이 불법자금을 뿌린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천용택 전 국정원장과 박 전 장관은 그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도청 내용상 삼성의 자금 제공은 주로 이회창 후보 쪽이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된 대목도 있어 이를 서둘러 덮어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 쪽이 김 전 대통령을 ‘늙은이’ 등으로 비하해 부른 것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이는 김대중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삼성의 불법자금과 로비 등 범죄사실을 파악하고도, 김 전 대통령이 관련된 사실 때문에 덮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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