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명설교 명법문은 지난 23일 전북 무주 안국사에서 열린 전주 화엄불교대학 여름수련회에서 원행 스님이 한 '여름은 수행의 계절'입니다.
찜통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이즈음 전국 사찰에서는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수행으로 피서를 대처하는 이들이 사찰마다 넘쳐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일반인들이 사찰에서 지내는 것은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닙니다. 저녁 9시면 오지 않는 잠을 청해 잠자리에 들고, 새벽 4시면 일어나야 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사찰로 사찰로' 찾아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옛날에 토끼 한 마리가 도토리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잠이 막 들었는데, 도토리 하나가 머리위로 떨어졌습니다. 잠결에 깜짝 놀란 토끼는 무슨 변이라도 난 줄 알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뛰어가는 토끼를 보고 노루, 여우 등 산짐승들도 놀라서 덩달아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산속의 왕 사자가 앞을 가로막고 섰습니다.
"너희들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가"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자카타'라는 불교 설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신 없이 살고 있습니다. 일하러 가면서 뉴스에 귀 기울이고, 길을 걸으면서도 어디론가 전화를 합니다. 남이 뛰니까 덩달아 뛰어가는 산짐승이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동 터오는 아침에 산새소리와 함께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꼭 사찰이 아니더라도 지금 서있는 그 자리에서 "어디를 향해, 무엇을 위해 달리는가" 진지하게 자신을 향해 묻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그것이 명상이고 수행이며 잘사는 법의 하나입니다.
(원행 스님·안국사 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