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大選대선을 앞두고 삼성그룹 이학수 구조조정 본부장과 홍석현 주미대사(당시 중앙일보 사장)가 대선후보 지원방안을 논의한 대화를 盜聽도청한 테이프, 이른바 X파일의 진상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도청 테이프를 통해 "더 이상 도청은 없다"고 관련법까지 통과시켜 놓고는 유력인사들의 식사자리까지 도청한 정권, 與野여야를 넘나들며 거액의 정치자금을 뿌린 재벌, 국민들 앞에선 깨끗한 정치를 다짐해 놓고 무대 뒤에선 재벌에게 손을 벌린 대선후보들, 이들 사이에서 정치자금 전달창구역을 하면서 정보까지 넘겨준 언론社主사주의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 지도층의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 허탈해하고 있다.
우리가 透明투명하고 건강한 내일을 만들어 가려면 먼저 X파일 속의 主演주연들이 드러낸 우리 사회의 병든 모습들을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작업의 시작은 우선 당사자들의 입을 여는 것이다. X파일 속 등장 인물들은 자신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고백할 것은 고백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 오래된 일이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이어선 국민의 역정을 돋울 뿐이다. 국정원은 이번에 제기된 불법도청의 전모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과거사 진상규명이란 말은 아무 데나 쓰는 게 아니라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이와는 별도로 "요즘엔 휴대폰 도청이 과거 현장 도청을 대신하고 있다"는 전 국정원 직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흐리멍덩하게 넘어갈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여야 모두 X파일에 대해 "진상 규명은 하되 정치쟁점화는 피한다"는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이 문제가 여야 모두의 恥部치부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기에 발목이 잡혀 우물쭈물할 것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超黨的초당적 규명이 필요하다는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