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산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박용오(朴容旿) ㈜두산 명예회장이 박용성(朴容晟) 두산중공업 회장의 그룹 회장 승계는 정당성이 없어 원천무효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두산그룹 총수 일가가 심각한 내분(內紛)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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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오 명예회장(고 박두병 회장의 2남)은 21일 밤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성명서를 발표, "박용성 신임 회장(3남)과 용만(朴容晩) 부회장(5남)은 위장계열사를 통해 수백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그룹 오너 가족들이 17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박 명예회장 측근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 같은 내용의 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박용오 명예회장의 투서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박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대해 반발, 터무니없는 내용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두산측은 "박 명예회장이 공동 경영의 전통을 저버렸다"며 "그룹 경영은 물론 가문에서도 퇴출시키겠다"고 강경 방침을 밝혔다.
두산은 지난 17일 박용곤(朴容昆) 그룹 명예회장(장남)이 중심이 된 오너 가족회의에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을 신임 그룹회장에 추대했다.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은 용오 회장에 최근 몇 차례 "취임한 지 10년이 됐고, 은퇴할 시기가 됐으니 금년 말로 그룹 회장직에서 은퇴하라"고 종용했다. 이에 용오 명예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자신이 지분을 0.7% 갖고 있는 두산산업개발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맏형인 용곤 명예회장이 이 같은 요구를 거절했고, 이에 둘째인 용오 회장이 반발해 결국 검찰에 투서를 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