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정부에 비판적인 민권·환경·반전단체 등에 관한 자료 3500쪽 분량을 수집, 축적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8일 FBI가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정책 비판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진보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대한 자료 1173쪽과 부시 행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시민불복종 운동을 선도한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대한 자료 2383쪽을 수집했다고 전했다. 관련 시민단체들은 FBI가 부시 행정부의 비판자들에 대한 정치적 감시를 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정보자유법(FOIA)에 의거해 이 자료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이들 단체들은 FBI의 이 같은 자료 수집을 1960년대 FBI의 정치적 감시행위에 비교했다.

시민자유연맹의 앤서니 로메로 회장은 "나는 우리에 관한 파일의 양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정부가 합법적인 행위에 관련된 조직들을 정치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FBI가 옛날의 장난을 다시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매우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FBI는 시민자유연맹과 그린피스 외에도 작년 뉴욕 공화당 전당대회 당시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이끈 '평화와 정의연합' 등의 단체에 대한 자료도 축적해왔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