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도입으로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이 18일 "교육 정상화를 위해 고교 평준화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 또 한차례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입시안 파문이 봉합되는 시점에서 정 총장이 또다시 논란이 될 발언을 한 데 대해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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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장은 이날 제주 중문 신라호텔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제30회 최고경영자 대학 특강에서 "교육의 중요한 기능이 인재를 솎아내는 것인데, 우리처럼 18세(고3)가 될 때까지 모두가 서울대를 가겠다고 하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한 뒤, "그런 점에서 고교 평준화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와 정부의 생각은 고교 평준화처럼 대학도 평준화하자는 것"이라며 "지나친 경쟁으로 심성이 피폐해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는 일리가 있지만, 세계화(globalization)의 무한경쟁 체제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도입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이며, 후퇴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정 총장은 "앞으로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한 사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5만명, 10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원자재 질을 따지지 말고 좋은 제품(인재 육성)을 만들라고 하지만, 좋은 원자재가 있어야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그러나 '고교 평준화 재고' 발언의 진의를 묻는 기자들에게 "오랜 소신을 이야기한 것이며, 언론에서 논쟁거리로 삼는 것은 국가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정 총장의 고교 평준화 재고(再考) 발언과 관련, "고교 평준화 유지는 정부의 흔들릴 수 없는 방침"이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이어 "본고사가 필요하다고 평소 주장해온 정 총장이 통합교과형 논술 방침에 후퇴가 없다고 또다시 밝히고 나선 진위가 무엇인지부터 궁금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