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10일 6자회담 복귀를 밝히면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란 표현만 5차례나 했다.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6월 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만나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遺訓)”이라고 했다. ‘핵을 갖고 있다’(2월 10일 핵 보유 선언)면서 비핵화란 무슨 뜻일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1991년 남북 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두 번이나 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92년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 1차 핵위기를 조성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2년에는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시도로 두 번째 위기를 불러왔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한반도 전역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거(撤去)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를 보면 북한의 비핵화 주장은 남한, 특히 주한미군 핵 의심 시설 사찰이나 핵잠수함·항공모함의 기항 반대 등을 포함, 궁극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91년 남북 비핵화 선언 합의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남한 내 핵무기 부재(不在)를 선언한 이후에도 북한은 주한미군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는 자기들이 갖고 있는 핵무기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고, 폐기할 테니 주한미군도 똑같이 행동하라는 것이다.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는 11일 “핵을 보유했다는 북한이 비핵화를 꺼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주장은 핵무기 배치가 가능한 주한미군의 철수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