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녀' 이모양이 TV에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을 부르르 떠는 춤이 인터넷에 유포돼(혹은 유포시켜) 유명해진 그녀가 드디어 한 음악전문 케이블TV에 출연하는 것.

그녀의 등장을 놓고 '기획의 산물이다' '아니다' 말도 많았다. 그녀가 "나는 연예인 지망생이 아니었다"고 했고, 영상을 제작해 유포한 쪽도 "특정 기업의 광고와 무관하다"고 했지만, 일단 그녀를 주목하기 시작한 대중(大衆)에게 배경이나 의도는 더 이상 중요치 않은 듯하다. 왜? 유명해졌으니까.

그녀는 차근차근 '연예인 되기'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인터넷 연예전문 매체들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소개하기 바쁘다. "인터넷 스타, 일명 떨녀가 일반인들에게 모습을 드러내 특유의 떨기춤을 또 한 번 선보였다"는 며칠 전 인터넷 연예전문 매체 기사의 한 대목은 그녀가 이미 '일반인'(비연예인을 가리키는 연예계 용어) 신분을 벗어났음을 보여준다.

인터넷을 뒤지는 시선은 끊임없이 어딘가에 있을 그 '녀'들을 찾아다닌다. 떨녀 이전의 '딸녀'나 직후의 '개똥녀'는 모두 여성을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視線)이 만들어낸 아이콘이다. 만약 떨녀가 배꼽티와 짧은 청치마를 입은 여성이 아니었다면, 이처럼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 딸녀의 묘한 표정이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는지도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개똥녀 역시 여성이 아니었다면, 그처럼 큰 관심을 끌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을 타고 흘러 다니는 남성적 시선의 그물망은 이들 '○○녀'가 촉수(觸手)에 걸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딸녀는 있어도 '딸남'은 없고, '떨남'이나 '개똥남'도 없는 것이다. 유명해지면 대부분 용서되는, 그래서 돈벌이와 직결되는 마케팅 만능(떨녀를 띄운 것은 '바이러스 마케팅'이었다고 한다)의 세상에서 앞으로도 그 '녀'들은 끊임없이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내가 딸녀였다"고 나타나면, 그 역시 일련의 순서를 밟아 순식간에 '탈(脫)일반인' 대열에 들어설 것이다.

'일단 유명해져라!'가 교리(敎理)인 듯한 시대에 인터넷의 탐욕스러운 시선은 또 어떤 '○○녀'들을 탄생시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