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다니는 딸아이가 요즈음 중간고사를 대비하여 공부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보기가 너무나 딱하다. 시험은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수행평가 준비하느라고 시험공부를 전혀 못 한다고 울상이다.
무용선생님은 조를 짜서 창작무용 과제를 내주었는데 벌써 3번째 퇴짜를 놓아 토요일에 또 누구네 집에 모여 2~3시간 연습하기로 했단다. 가사선생님은 바느질 실습을 과제로 내줘 처음 해보는 바느질을 하느라 새벽 2시까지 졸면서 허덕인다. 국어선생님께서는 무슨 책을 읽고 감상문을 촉박한 날짜까지 제출하라고 하셨단다.
딸아이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유학간다는 친구를 부러워하면서 한숨을 내쉰다. 전에는 왜 유학가는지 모르겠다면서 은근히 유학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던 아이가 이렇게 변해버렸다.
선생님들의 교육내용이나 방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 나름대로의 교육목적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문제는 왜 필기시험 기간에 임박해서 모든 선생님들이 일제히 수행평가 과제를 내주느냐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지옥 같은 입시와 사교육의 폐해로부터 아이들을 해방시키자고 부르짖지만, 사소한 이런 배려와 신중한 접근 없이 아이들을 힘들게만 하는 한, 우리 교육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염증은 더해갈 것이고, 교실의 책상들은 하나 둘 비어갈 것이다.
아직 1학기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3명이나 유학을 갔다고 한다. 그것도 다들 공부를 열심히하는 모범생들이란다.
선생님들이 경쟁적으로 몰아서 과제를 내주어 아이들을 힘들게만 한다고 공교육이 정상화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좀더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선생님들과 학교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김미숙·주부·서울 서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