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교육 당정협의회에서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열린우리당 지병문 의원의 얘기를 골똘히 듣고 있다. <a href=mailto:gibong@chosun.com><font color=#000000>/ 전기병기자</font><

열린우리당이 '서울대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선전포고' 격인 6일 당정협의가 예정에 없이 긴급히 마련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방침을 '나쁜 뉴스'로 꼽은 지 이틀 만이어서 교육계에서는 "기습에 가깝다"는 반응과 함께, 이 싸움의 파장이 '교육대란'으로 번질 수도 있어 주시하고 있다.

당정협의에서 열린우리당은 서울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가감없이 폭발시켰다. 작심한 듯 '전면전' '초동진압' 같은 용어도 마구 튀어나왔다. 서슬퍼런 여당에 대해 교육부도 놀란 듯 일단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로 돌변했다. 하지만 찜찜해하는 표정이다.

◆초강경한 여당

열린우리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이 포문을 연 것은 당정협의 초반, 교육부가 "주요 대학 입시안이 나름대로 다양성을 반영한 것으로 정부 정책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직후였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여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뜻이 그게 아닌데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교육부를 질타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이때부터 교육부가 딴소리를 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전했다. 여당 관계자는 "교육부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번 말문이 터지자 여당 의원들은 그동안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의 '고교입시 및 본고사 필요' 발언, 의학전문대학원제 도입 및 국립대 총장 간선제 반대 등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반대해 온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

정세균(丁世均)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국립대라는 특수지위에 있는 서울대가 정부정책과 어긋나는 정책을 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필요하면 국회가 해결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서울대가 교육부에 전면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서울대와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했다. 최재성 의원도 "지금은 전체 대학과 교육부의 싸움이 아니라, 서울대와 교육부의 충돌 양상"이라며 "초동진압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은 비슷한 입시요강을 발표한 다른 주요 대학들과의 확전(擴戰)보다 서울대와의 전쟁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대 하나만 제대로 제압하면, 나머지 대학도 정부 방침에 순응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서울대와 대립해 '강남 대 비강남'의 대결 구도로 몰고 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봉주 의원은 "소수의 강남출신이 아니면 서울대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했다. 여당은 특목고 특별전형, 기여입학제 등은 기득권층을 위한 것이며 서울대가 기득권 보호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 이번 서울대와의 전면전을, 정부의 흔들리는 교육정책의 기반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입장 바꾼 교육부

교육부 관계자들은 당정협의 후 "곤혹스럽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대통령이 '일갈'한 데 이어 여당이 몽둥이를 든 상황에서 여당 쪽에 줄을 설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간부는 자조하듯 "불쌍한 교육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서울대가 지난달 27일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하고 여기에 교육·시민단체가 '본고사 부활' '특목고에 유리한 제도'라며 반발할 때만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서남수 차관보는 이날 당정회의 후 "교육부가 입장을 바꾼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게 봐달라"고 순순히 시인했다. 그는 "학부모, 수험생, 학원가에서 이미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의 통합교과형 논술이 학교교육보다는 사교육에 의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본고사로 인식하는 상황인 만큼 현 단계에서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