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과천 서울대공원이 동물원 야간개장을 실시한다.

서울대공원은 오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매일 밤 10시까지 시민들에게 문을 활짝 연다. 동물원이 운영시간을 밤까지 연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효 대공원 소장은 "동물들은 밤 활동이 더 왕성해 낮에 볼 수 없던 신기한 모습들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공원에 있는 동물은 360종 3400여마리. 사육사들이 전하는 동물들의 '야간 활동'을 소개한다.

◆남태령 고개까지 퍼지는 호랑이 울음소리

더운 낮 무거운 뱃살을 축 늘어뜨린 채 잠만 자던 호랑이는 밤이 제 세상이다. 호랑이는 고양잇과의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이다. 호랑이의 포효소리는 밤 공기를 흔들고 4㎞를 퍼져나가 남태령 고개에까지 다다를 정도로 우렁차다. 백두산 호랑이 '낭림이'와 흰색털에 갈색무늬를 한 시베리아 호랑이 '백호'가 장난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난 5월 7일 태어나 국내 두 번째로 자연포육에 성공한 아기 호랑이 남매가 어미 호랑이 앞에서 재롱을 피우느라 정신 없는 모습도 이번 야간개장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지난해 서울대공원서 열린 여름캠프에서 홍학 100여마리가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방사장 주변을 따라 돌면서 홍학쇼를 펼치고 있다.

◆한밤에 펼쳐지는 홍학쇼

밝은 조명 아래 100여마리의 분홍빛 홍학들이 펼치는 군무(群舞)는 휘황찬란하다. 긴 목을 앞뒤로 흔들며 동시에 긴 다리를 우아하게 내딛는 모습은 마치 발레리나가 춤을 추는 듯하다. 열대 조류관에 들어서면 아프리카 밀림에 와 있는 듯 앵무새가 "악! 악!" 하고 울어댄다. 낮엔 절대 입을 열지 않던 구관조도 '아빠' '헬로'를 연발하며 관람객을 반긴다. 동양 최대 크기(높이 35m×지름 90m)의 큰물새장에 들어서면 두루미, 황새, 분홍펠리컨, 큰고니 등이 야간 조명을 받아 더욱 우아하게 보인다.

◆코끼리의 사랑 이야기

코끼리 방사장에선 요즘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짝짓기 철을 맞아 코끼리 커플이 밤마다 사랑을 속삭이고 있기 때문이다. 암컷 코끼리 '키마'가 코로 물을 뿜으며 목욕을 하면 수컷 코끼리 '칸토'는 고목나무를 코로 감아 이리저리 흔들며 힘자랑을 한다. 마음이 동했는지 둘은 코를 휘감으며 애정을 나타내기도 한단다. 코끼리 사육사들은 사랑의 결실을 언제 볼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기 동물들도 잠을 잊어요

야간개장 기간 중 매일 밤 7시30분에서 9시까지 올해 새로 태어난 아기동물 9종 17마리를 정문광장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람쥐원숭이, 고슴도치, 장수앵무, 사자 등 TV에서만 보던 동물들을 직접 안아보고 함께 사진도 찍는 즐거운 시간이 마련돼 있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 오랑우탄 '보미'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부채질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낸다. 호주관에선 어미 캥거루 주머니에서 얼굴만 쏙 내민 채 주변을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아기 캥거루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다.

매일 밤 7시부터 8시까지 해양관에서는 700㎏짜리 바다사자답지 않게 깜찍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방울이'와 사진찍기 등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02)500-7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