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대구 중·남구에 나갔다 떨어진 이재용씨가 28일 환경부장관에 임명됐다. 여당 낙선자 출신 장관이 세 명째 등장한 것이다. 22일엔 이철 이해성 두 여당 낙선자가 철도공사와 조폐공사 사장을 맡았다. 선거에 여당 이름을 달고 출전한 代價로 청와대 정부 공기업의 중요한 자리를 받은 여당 낙선자가 30명을 넘는다. 이 중 80% 가량은 영남 출신이라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여당 낙선자를 낙하산에 달아 곳곳에 내려 앉히는 것이 “地域構圖 극복이라는 간절한 목표를 실천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인터넷으로 여당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몸담았던 정당은 영남에서 지지가 없다 보니 명망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선거 때가 되면 인물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관 자리만 놓고 보면 전체 19명 중 영남 출신이 8명이나 된다. 낙선자에게 밥자리를 찾아줘 다음 선거 때까지 잠시 묵어가게 하면서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간절하고 거창한 명분을 내걸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정말 영남 人材의 폭을 넓힐 생각이라면 정권의 울타리 밖에서 실력을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 왜 영남의 명망 있는 사람이 여당 간판을 달고 선거에 나왔다 떨어진 사람들뿐이겠는가.
청와대가 1년4개월밖에 일하지 않은 전임 장관 교체의 韻을 띄우면서 흘린 말이 “먼저 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의 숨은 의도는 당사자가 “(퇴임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곧 들통이 나고 말았다. 여당 낙선자를 위한 자리 챙기기의 희생양으로 재임 1년4개월짜리 장관이 長壽 장관이 돼 버린 셈이다.
결국 최근의 개각과 공기업 인사는 집권세력 또는 집권당의 다음 선거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흐름이 굳어지게 되면 정부와 공기업의 자리는 여당 후보감을 낚기 위한 미끼에 지나지 않게 되고 만다. 이 정권에서 公과 私의 혼란이 여기까지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