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영화가 제일 무섭다는 사람이 있고, 살인마가 나오는 슬래셔 영화가 더 무섭다는 사람이 있다. '아미티빌 호러(7월 1일 개봉)'는 이 두 가지 요소를 결합시킨 영화다. '실화에 근거했다'는 사실이 스릴을 더해 준다.

미국에선 유명한 '아미티빌 괴담'은 1974년 미국 롱아일랜드 교외 마을 아미티빌의 한 이국적 저택에서 장남이 온 가족을 엽총 살해한 데서 출발한다. 집안에서 들려온 알 수 없는 목소리가 '그들을 죽이라'고 명령했다는 게 범인의 주장. 1년 뒤 이 집에 이사 온 러츠 가족도 28일 만에 가재도구를 모두 버리고 도망가 무성한 루머를 남겼다.

저주받은 집에 온 사람들이 괴이한 일을 겪는다는 설정은 공포영화에서 이미 숱하게 되풀이 돼 온 소재다. 79년작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에는 정교한 플롯이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은 없다. 처음 몇 분만 봐도 결말이 뻔히 보이고, 진행 속도도 느리다.

그럼에도 영화의 공포가 바래지 않는 이유는 누구나 한 번쯤은 새벽에 들리는 삐걱거리는 소리, 무의식중에 품은 잔혹한 생각에 스스로 소름이 돋아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게 '독창적인 호러'나 '오래 지속되는 공포'라면, 이 영화는 정답이 아니다. 그러나 단지 1시간 반 동안 더위를 잊고 싶은 거라면, 이 할로윈 호박 같은 눈을 한 괴이한 저택은 한 번 놀러가볼 만한 집이다. 감독 앤드루 더글러스.

(이자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