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08년 정시 모집에서 修能 성적을 지원자격이 있는가 없는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만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내신의 반영률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한다. 서울대의 내신 실질 반영률은 5%가 안 된다. 서울대의 방침은 정시 모집의 당락은 논술로 결정짓겠다는 것이다. 특기자 전형에서도 면접과 논술을 중요한 전형 요소로 삼겠다고 한다.
이제 서울대 입시의 핵심은 ‘본고사형 논술’이다. 다른 대학도 서울대의 방침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2008년 대학입시를 ‘내신 위주’로 이끌어 가겠다는 교육부의 ‘의도’는 ‘의도’로서 끝날 공산이 크다.
수능을 等級制로 만들어 상위권 대학에서 수능 성적이 별 의미가 없어졌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결과를 예측했었다. 수능 1등급(4% 내)의 학생이 전국적으로 2만4000명이나 된다는 것은, 웬만한 대학은 지원자 전원이 수능 1등급이라는 이야기다. 수능이 선발 기준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해 버린 것이다. 내신 성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 역시 학교별 학력 차이를 반영하지 않아 선발 기준으로선 무의미하다. 그래서 2008년 대입제도가 발표될 때부터 주요 대학들은 본고사형 논술로 갈 것이라는 말이 돌았던 것이다.
대학별로 논술과 면접 본고사가 시행되면 私敎育 시장에는 ‘서울대 논술반’, ‘연·고대 면접반’ 등이 생길 것이다. 대학별로 따로 준비해야 하고 소규모 토론식 수업이 필수적이므로 과외의 單價도 높아질 것이다. 방학 때면 지방 학생들이 강남으로 학원 유학을 올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돼 버렸을까. 교육부가 원칙과 원리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입시의 원리는 여러 지원자 가운데 우수한 사람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는 우수한 사람을 가릴 방법을 다 없애 버렸다. 그럼 대학의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아무나 뽑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 나름의 우수한 사람을 뽑을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번 서울대의 발표는 後者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서울대의 방침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면 前者를 택하도록 강압할 수밖에 없다. 아무나 뽑으라고 밀어붙여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