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자신이 학창 시절 잘하던 과목을 아이들이 못하면 의아해하기 마련입니다. “지 아빠를 닮았나?” 하는 원망도 하게 되고요. 미술 시간을 유난히 목 빼어 기다렸던 저와 달리 제 아들은 미술이란 과목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하는 아이였습니다. 물론 그림도 엉성하게 그렸고요. 중학교에 가서 수행 평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초등학교 때, 미리 학원을 보내두는 게 좋다는 선배 엄마들의 충고를 익히 들어왔지만, 전 학원을 안 보내고 미술을 잘하게 하는 방법이 없나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 지금은 그림을 잘 그리지는 않더라도 좋아하는 아이(초등 5년)가 되었습니다.

먼저, 미술과 친해지게 하기 위해 주말이면 아이를 미술관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여러 미술관의 인터넷 주소를 즐겨찾기에 넣고 수시로 클릭하여 좋은 전시회가 있을 때마다 같이 갔습니다. 가기 전에는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빌려 주어 관심을 유발하고 배경 지식을 갖추도록 하였고,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도슨트(안내인) 시간을 알아내서 맞추어 가는 수고를 곁들였지요. 아이는 책에서 본 그림을 실제 미술관에서 접하면 아는 그림이 나온 것을 신기해하며 목소리 높여 점묘화가 어쩌고 하며 아는 체하였습니다. 그러면 저는 옆에서 얼른 맞장구를 쳐주었지요.

다음으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주관하는 여러 행사에 참여토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한 '미술 감상과 표현 강좌',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한 '사군자 그리기', '수묵화 그리기', 국립 민속 박물관에서 매달 첫째 주에 하는 '민화 그리기' 등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아이들 대상의 그림 대회를 검색하여 달력에 표시해 놓고 아이가 지겨워하지 않는 범주 안에서, 응모하게 하였습니다. 미술 대회는 학생이 직접 참가하여 그리는 경우도 있지만 미리 집에서 그려서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리 그림의 제재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 보고 선택하게 했으며,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컬러 프린터로 크게 뽑아 보여주고 본떠 그리게 유도하였습니다.

전경희 '맛있는공부' 주부리포터


마지막으로 저는 아이의 그림 중 잘된 것은 인터넷 미니 홈피에 실어주었습니다. 물론 홈피 방문객들의 칭찬을 보며 아이는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렸고요.

어쩌면 좋은 학원을 보내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전, 아이에게 그림 그리는 기술을 익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이해하는 감수성을 키우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공교육이나 엄마의 노력을 통해서도 아이의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전경희 '맛있는공부' 주부리포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