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전투경찰 대원들의 알몸사진. 작년 9월 찍힌 이 사진 속의 대원들은 강원도경 소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투경찰 대원들이 알몸으로 서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아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전경 대원 6명이 부대 내무반 안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부동자세로 서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일부 대원들의 몸에는 하얀 액체가 묻어 있고, 이들은 난처해 하거나 굳은 표정을 지었다. 또 고참으로 보이는 한 전경은 이를 바라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으며, 다른 전경은 손가락으로 이들을 가리키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24일 "전경들의 알몸 사진은 강릉경찰서 307전경대 소속 부대원 6명이 이경에서 일경으로 진급하면서 부대의 '진급식 관행'에 따라 옷을 벗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나체 사진은 작년 9월 3일에 찍었으며, 당시 내무반장이던 조모(23)씨가 부대 휴게실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진급식 & 회식'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이 사진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퍼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알몸으로 사진에 찍힌 전경 대원들은 작년 10월 소속 부대가 강원도 강릉에서 원주로 이동하면서 근무지를 함께 옮겼고, 조씨는 작년 9월 26일 제대했다.

경찰은 사진에 나온 대원 6명 전원을 소환해 당시 고참의 강압적인 지시가 있었는지, 이에 따른 인격적인 수모를 느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조씨는 이날 파문이 확산되자 자신의 미니 홈피에서 문제의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경찰은 "알몸으로 사진을 찍은 것은 이 부대 내무반의 '오랜 관행'으로 심각한 언어폭력과 가혹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관행은 작년 10월 부대 지휘관들이 알게 되면서 곧바로 없어졌다"고 밝혔다. 사진 속의 전경대원들은 이날 기자들에게 "허벅지와 팔뚝에 하얗게 묻어 있는 것은 맨소래담 로션이었다"면서 "당시 내무반장이 '군생활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너희들의 알몸 사진을 내 홈피에 올려 놓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우리가 즐겨서 한 일로, 우리 스스로 옷 벗는 순서와 규칙을 정했다"며 고참으로부터 강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전·의경들의 내무반 생활에서는 폭행·구타 등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 지역의 이모(22) 상경은 "내무반 생활을 하면서 일부 고참이 후임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가해자 입장에서는 장난삼아 하는 것이지만 당하는 사람은 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김모(23) 수경은 "전·의경들 사이에 폭행과 구타는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고참에게 후임이 뺨을 맞거나 땅에 머리를 박는 등의 얼차려는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운(35) 참여연대 사회인권국 간사는 "좁은 내무반에서 여러 사람이 같이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전·의경도 군대와 마찬가지로 구타나 가혹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와 유사한 행위가 경찰 내에서도 만연해 있는지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