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이번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28사단에는 20년 전인 1985년에도 동일한 유형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망자도 20년 전과 같은 8명이고, 잠을 자고 있던 내무반의 동료들에게 난사했다는 상황도 20년 전과 같고, 사건 발생 요일도 같은 일요일 새벽이었다고 한다. 20년 전에 발생했던 참사가 다시 반복된 것이다.

왜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동일한 유형의 참사가 반복된 것인가. 우연의 일치일 뿐인가, 아니면 어떤 영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인가. 사판(事判:합리적 판단)으로 보면 우연일 수 있다. 세상에는 우연도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판(理判:영적인 판단)으로 보면 구원받지 못한 원혼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사고로 갑작스럽게 죽었거나 전쟁터에서 죽은 경우, 아니면 억울하게 죽은 영혼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귀신으로 남아 이승 어딘가에 떠돈다고 믿었던 것이 한국인의 전통적인 귀신관(鬼神觀)이었다.

비유하자면, 정상적으로 죽은 사람의 영혼은 버스 터미널에서 차표를 구입하여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출발해 버린다. 천당행 버스이거나 아니면 지옥행 버스를 잡아타고 출발한다. 어찌 됐든 이승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죽은 영혼은 차표를 구입하지 못한 채 터미널 내에서 이리저리 방황하는 껌팔이의 상태와 비슷하다. 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껌 사달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천도받지 못한 영혼들은 자기가 죽었던 장소나, 아니면 살아생전에 좋아했거나 싫어했던 사람에게 붙는 경우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동일한 유형의 사건이 우연처럼 반복되는 까닭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28사단 사건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 병사들의 고충 상담을 확대하고, 구타와 욕설을 줄이는 등의 합리적 개선책도 물론 있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원혼들을 좋은 곳으로 보내준다는 종교 의례도 고려해봄 직하다. 한국의 민속에서 보면 살인사건이 난 집터나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건물, 전쟁으로 인하여 많은 인명이 몰살한 장소, 공동묘지가 있었던 곳은 영혼을 위로해서 멀리 보내는 종교의식이 행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용헌·goat13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