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5월 초 발표했던 교원평가제 시행 방침이 한 달여 만에 사실상 백지화됐다. 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 3단체의 반발에 정부가 백기(白旗)를 든 셈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윤종건 한국교총 회장,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 민경숙 한교조 위원장은 20일 정부중앙청사 부총리실에서 만나 '교원 평가 시범사업'을 '학교 교육력 제고사업'으로 전환하고 이를 위한 특별 협의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특별 협의회에는 정부, 교직 단체, 학부모 단체가 참여하며 교원 평가 이외에 교원 정원 확충, 교원 양성 및 연수체제 개편, 교육여건 및 근무여건 개선 등을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새 명칭에서 교원 평가란 말이 사라지고 교원평가제 개선 방안을 새롭게 협의키로 하는 등 정부안을 사실상 폐기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키로 했다. 특히 공동 발표문 중 '특별 협의회 논의를 통해 합의된 안은 2학기에 추진하되 합의되지 않은 부분은 계속 논의한다'는 내용은 교원 단체의 동의 없이는 교원 평가 실시가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어서 정부가 지나치게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교직 단체가 교원 평가에 반발하자 학부모와 학생을 평가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가 이번에 다시 '합의 후 시행'으로 바꾸는 등 갈팡질팡했다.

류영국 교육부 학교정책심의관은 "교원 평가를 둘러싸고 교육 주체들 간의 논란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 안대로 추진될 경우 교육현장의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어 '학교 교육력 제고사업'으로 전환키로 했지만 7~8월 중 합의를 통해 9월 중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교총은 성명을 내고 "교원평가제 개선 방안을 새롭게 협의키로 합의한 것은 당초 정부의 평가 방안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교원 단체와의 합의 없이는 교원 평가 시행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이번 합의는 교육부가 9월 시범 실시 추진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합의가 안 되면 계속 논의키로 한 만큼 현재로선 언제 시행이 가능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