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자랑거리요? 특산품이나 관광지가 아닙니다. 시민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점이죠."
충남 서해안의 작은 중소도시에 3년째 '독서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서산시(시장 조규선)가 벌이는 독서운동 덕분이다.
총 630석 규모의 서산시 읍내동 서산시립도서관은 휴일은 물론 평일까지 늘 만원이다. 시험 공부하는 수험생보다 일반 책을 읽는 주부와 어린이가 훨씬 많다는 점도 사뭇 다른 풍경이다.
서산시립도서관은 지난 3일 독서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시민 권장도서' 2권을 선정, 발표했다. 이 책만은 시민 모두가 읽어보자는 뜻에서 벌이는 '범 시민 책 한권 함께 읽기 운동'의 일환이다. 올해는 지난 이태동안 1권씩 했던 것과 달리 '10년후, 세계'(공병호)와 '칼의 노래'(김훈) 2권으로 정했다. 도서관측은 '10년후, 세계'를 400권 준비했지만 들여오자마자 몽땅 대출되고 말았다. 시는 7일엔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저자 공병호(孔柄淏·45)씨를 초청,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시는 또 10일부터 30일까지 독후감 공모에 들어간다. 시민 관심을 높이기 위한 이벤트이다. 11월에는 같은 방법으로 '칼의 노래' 작가 초청 강연회와 독후감 공모전, 독서퀴즈대회 등을 열 계획이다.
시는 이에 앞서 2003년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을, 2004년 '문제아'(박기범) 등 한권씩을 골라 함께 읽기 운동을 폈다. 어른 아이 모두 읽을 수 있는 동화였다. 모든 사람이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경험을 공유하면 공통적인 화제거리가 생기고, 공감대가 만들어질 것이란 계산이었다.
서산시에 책읽기 붐이 시작된 것은 2003년 9월 한국도서관협회에 의해 전국 처음으로 '한 도시 한 책 읽기' 시범도시로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서산시는 이후 도서관협회와 협조해 삽화전시회, 책 알뜰교환장, 도서기증운동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이어 지난해엔 문화관광부가 벌이는 '전국 지역간 책 선물 릴레이 운동' 시범지역으로 결정돼 시민들의 책에 대한 관심을 한껏 높였다.
이같은 노력 결과 2002년 총 35만2504명이던 시립도서관 이용객이 지난해 46만6794명으로 32.4%(11만4290명)나 늘었다. 보유장서는 2002년 14만2986권에서 17만8325권으로 24.7%(3만5339권) 증가했다. 시내 서점에서 판매되는 책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버스에 책을 싣고 다니는 이동도서관 역시 인기여서 매일 평균 500여권이 대출된다. "다른 지역의 2배 이상 되는 수준으로 버스에 제대로 책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 사서 박미희(38)씨의 설명이다.
'주부독서회'(회장 박은숙), '동화읽기 어른모임'(회장 김요진)같은 독서모임의 활동도 매주 수십명이 모여 토론회를 갖는 등 어느 지역보다 활발하다.
리필하(李弼夏·55) 도서관장은 "서산은 전국 제일의 독서 1번지"라며 "앞으로 도서관과 장서를 더 늘리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