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동예(東濊)의 제천풍속으로 알려진 무천(舞天)이 고조선에서 행해진 것으로 기록된 사료가 처음 발견됐다. 인천시립박물관 윤용구 학예연구실장은 11일 한국고대사학회 정기발표회에서, "돈황문서 '토원책부(兎園策府)' 필사본 중에서 '무천이 고조선의 풍습'이라고 서술한 '위략(魏略)'의 인용 기록을 찾아냈다" 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광식 고려대 교수 등 참석자들은 "그 기록의 '고조선'은 동예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발표회는 여느 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발표자로 나선 이종욱(李鍾旭) 서강대 교수가 현재의 주류 한국사학계에 대해 "식민사학의 연장선인 후(後)식민사학"이라고 정면 공격하고 나선 것.

이 교수는 "현재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서도 4세기 이전의 신라본기 등 초기 '삼국사기' 기록을 무시하고 있지만 최근 백제의 풍납토성, 경주 나정 등 고고학적 성과들은 이 시각의 허구를 드러내고 있다"며 "'임나일본부설' 등을 제외하곤 일제가 발명한 식민사학을 답습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현재의 한국사학은 후식민사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일제시대의 일본 학자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가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을 불신한 것을 지금까지 한국 연구자들이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연구자가 '삼국사기' 초기 기록을 신뢰했다는 이유로 학회지에 논문 게재를 거부당한 일이 이번 발표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인 김기흥(金基興) 건국대 교수는 "식민사학의 영향이 남아있다면 이 교수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 청산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학자들에 대해 '후식민사학'의 낙인을 찍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