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일간 장기 농성을 벌이다 8일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된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들은 가구당 일정금액의 돈을 '농성비'로 걷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화성경찰서는 10일 "세교지구 철거민 대책위원장 김모(41)씨로부터 농성에 가담한 8가구가 300만원씩 모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돈이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측의 요구로 거둬졌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모금액의 일부를 지난 4월 18일 철거반원에게 화염병을 던져 숨지게 했다고 자수한 성모(39)씨의 변호사 비용 및 농성 기간 중 식료품 구입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철거민 농성 중 화염병 등 무기 제조 방법은 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인 성씨가 주도했으며, 성씨의 자수 이후에는 서울 상도2동 대책위 임시위원장 정모(36)씨가 주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주민들과 전철련 간의 자금 거래 내역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대로 주택공사측으로부터 당초 예상보다 많은 보상금을 타낼 경우 전철련측에서 일정 비율을 챙기는 '이면계약'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농성이 벌어졌던 수청동 우성그린빌라에서 화염병 400여개, 20ℓ들이 시너통 24개, 철제 새총 30여개, 사제총 2점, LP가스통 16개, 골프공 5000여개 등을 찾아냈다.
이 중 사제총은 철거민들이 직접 만든 것으로, 부탄가스통을 장전한 뒤 입구에 불을 붙여 직접 발사되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30여봉지의 '인분(人糞)폭탄'도 발견됐다. 철거민들이 직접 제조해 농성기간 동안 대치 중인 경찰들에게 뿌려댔던 이 인분폭탄에 상당수 전경들이 '봉변'을 당했다.
화성경찰서는 10일 체포한 농성 철거민 30명 중 전철련 회원 19명 전원을 포함 24명을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암 증세로 병원 치료 중인 김모(40)씨와 가족들이 함께 체포된 송모(40)씨 등 3명은 불구속됐으며 최고령자인 정모(여·63)씨와 시위진압 도중 팔을 다친 원모(30)씨는 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