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보〉(81~99)=승부사들은 징크스에 대해 민감하다. 하지만 자신이 불리할(?) 경우엔 애써 무시하기도 한다. 장쉬를 향해 누군가가 "결승에 처음 올라 곧바로 우승한 과거 전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자 그는 "생각 안해봤다.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피해갔다. 위빈도 마찬가지. "이창호를 꺾고 올라간 기사는 거의 준우승에 그쳤다"는 추궁(?)에 "글쎄…내가 그걸 깼으면 한다"며 받아넘겼다. 결승 5번기에 돌입하기 전의 얘기다.
83은 쌍방 안형(眼形)과도 관계가 있어 제법 큰 자리. 88에 이어 아예 89, 91까지 해치웠는데 이건 좀 과했다. 참고도 흑 1의 잽을 선수하고 3에 전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수였다는 중론. 상변을 과소평가한 죄과가 얼마 후 실전에서 나타난다.
92는 일방적으로 쫓기는 것 같으나 돌이 다가올 승부처인 중앙을 향하고 있어 괴롭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93으로 움직인 것도 빨랐다는 지적. 역시 참고도 1, 3을 결행할 기회였다. 97까지 바쁘게 뛰어나갈 수 밖에 없을 때 98이 너무도 빛나는 공수의 요처. 그러자 11분 만에 99가 놓였다. 좌우를 차단하겠다는 오래 전부터의 노림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