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의 주가를 조작해 61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8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하수 재처리 설비를 만드는 D사의 회장 배모(49)씨, 감사 박모(46)씨 등 7명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과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돈 한푼 안 들이고 회사 인수=배씨 등은 작년 9월 일본에서 IT(정보기술) 분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정모(41)씨에게 접근, "IT기업을 차려주고 회사 경영을 맡기겠다"고 설득했다. 배씨 등은 D사를 장악해 주가조작을 하기로 하고,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바지 사장'을 물색하던 터였다. 결국 이들은 사채업자에게 50억원을 빌려 정씨 명의로 D사 지분 21%(150만주)를 획득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허위공시로 주가 끌어올려=작년 11월부터 본격적인 주가 조작을 시작했다. 허위 공시 등을 통해 하수 처리 설비업체를 첨단 IT·생명공학 관련 기업처럼 보이도록 포장한 것. '월 16억원 매출 발생하는 신규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PDA(개인정보단말기)수입 시작'(지난 1월) '신약개발회사에 투자'(지난 2월) 등 올해 3월까지 허위 공시를 20여 차례 쏟아냈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회사 자금 37억3000만원도 끌어다 썼다. 5000원대인 주당 가격은 2월 중순 2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이들은 차명계좌 19개를 통해 총 61억7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횡령과 협박까지=자금담당 상무 김모씨(36)가 지난 2월 회사자금 16억원을 횡령하고 잠적해 문제가 불거졌다. 이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자 D사의 주가가 급락했다. 불안을 느낀 투자자 경모(39)씨 등은 폭력배를 동원해 대표 정씨를 협박, 정씨 명의의 주식을 포기하는 각서를 쓰게 하는 과정에서 사건 신고가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