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서 '근대화'의 실마리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는 실학. 그 중심에 있던 학자들 마음속에는 분명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그런 점 때문에 갈수록 호흡이 빨라지는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관심은 높아졌다.

케이블·위성채널 아리랑TV가 오는 10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할 3부작 다큐멘터리 '200년 전의 메시지―실학'은 좀 색다른 방식으로 실학의 실체에 접근한다. 정조시대 신도시로 구축된 경기도 화성이라는 지리적 공간을 중심으로 당시 지식인들의 꿈을 들여다보는 것.

제1부 '개혁의 거점도시―화성'이 중심. 제작진은 화성 건설이 왕권을 중심의 개혁을 추구했던 정조의 정치적 명분에서 비롯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간직하고 있던 소망의 집결지가 됐다고 말한다.

화성은 단순한 성이 아니라 자족적 신도시로서 모든 시설이 갖춰진 생활공간이었으며 화성 건설은 주변 자연환경까지 함께 고려하며 진행된 차원 높은 도시건설 사업이었다.

화성 성곽의 건축미에서는 실학자들의 서양과학문물에 대한 주체적 수용론이, 도시화 과정에서는 상업진흥책이 두드러진다. 조선 후기 100여년 문화가 바로 이곳에서 꽃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제2부 '국가개혁 리포트―여유당전서'는 조선 후기가 낳은 위대한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이며 문학가이기도 한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다룬다.

유배지에서 백성의 생활을 직접 접하며 정립된 그의 사상은 당파, 학맥에 얽매이지 않으며 폭넓은 이론과 학문을 편견없이 받아들였다. 다산학이 18세기 동양철학을 이해하는 첩경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알아본다.

제3부 '실학을 넘어 세계학으로'는 전통 성리학의 틀을 깨고 나와 현실에 맞는 학문을 하려 했던 실학자들 자세가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는 내용.

제작진은 "우리 사회 지식인들이 얼마나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지, 물밀 듯 몰려오는 서구의 학문적 방법론 앞에서 어떻게 주체성을 지켜가고 있는지 당시 실학자들 모습을 통해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