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짜깁기'한 리듬에 열심히 입을 놀려 '래핑(rapping)'을 좀 얹어내면 "내가 한 흑인음악 합네"라고 말할 수 있던 시절,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의 등장은 조용하지만 멈추지 않는 파문의 근원이었다. 길거리 밴드 출신으로 2003년 말 첫 앨범을 낸 이들은 '살 냄새' 나는 흑인음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생경하고 공격적인 가사로 가득한 '힙합' '랩'이 흑인음악의 전부가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전파시켰다. '맥박'에 휘감겨드는 '펑키(funky)'의 감칠맛을 제대로 살려내 3만장 이상 앨범을 판매했다. 그 '아소토 유니온'의 두 주역 김반장, 윤갑열이 새로운 밴드를 결성, 이번에 앨범을 냈다. '윈디시티(Windy City)'.

"'아소토 유니온' 1집 이후 비슷한 흑인음악을 들고 나오는 팀들이 많아졌는데 우리까지 또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거죠. 새로운 방법론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소토 유니온'의 리더였던 김반장은 이번에도 드럼과 보컬을 맡는다. 그는 이 앨범에 대해 "도시화되기 이전, 민속적 색채를 지니고 있는 음악은 모두 '솔(soul)'이다. 새로 만든 음악들은 그런 차원에서 '솔'에 속한다"고 했다.

'아소토 유니온' 시절의 '검은' 기운은 많이 사라졌고, 대신 밝은 '햇살'이 점점이 내려앉았다. 신명나는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레게와 라틴 음악의 영향이 확연하다. 현재 5인조인 '윈디시티'는 멤버 간 나이 차가 최대 16년. 베이스 김태국은 68년생, 퍼커션 정상권은 84년생이다. 건축학을 전공한 김태국은 설계사무소를 다니다가 음악이 좋아 이 길로 나섰고, 정상권은 '아소토 유니온' 김반장의 열혈 팬이었다.

"힙합, 펑키, 레게 무엇을 해도 우리가 원산지 음악을 따라갈 수는 없어요. 또 따라간다 해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된장 냄새 팍팍 나는 우리 소리를 만들어야죠."

그런데 김반장은 실명일까? "하하, 본명은 유상철입니다. '사고뭉치' 고교생 시절, 종암경찰서에 끌려가 강력반장, 김반장을 만났는데 150㎝대 키에도 눈빛 하나로 모든 이들을 제압하더라고요. 그게 너무 멋져 친구들한테 '김반장'이라 불러달라 했죠." 이들은 18일 서울 청담동 하드록 카페에서 라이브 공연을 갖는다. 문의 1544-1555

펑키, 레개, 라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뒤섞어 흥겨운 첫 앨범을 발표한 5인조 밴드‘윈디시티’. 왼쪽부터 윤갑열, 조명진, 정상권, 김반장, 태국. <a href=mailto:cjkim@chosun.com><font color=#000000>/ 김창종기자</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