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38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이 3개에 그쳤다. 금메달 순위로는 6위이고 올해부터 도입됐다는 점수제로 따지면 스위스에 이어 2위다. 한국은 1977년의 23회 대회부터 2003년까지 隔年격년으로 열린 15번의 기능올림픽에서 1993년(준우승·금메달 12개)을 빼놓고는 나머지 14번을 우승했다. 세계 최고의 손끝 기술을 자랑하는 그런 '기능 强國강국'의 이미지가 우리 수출상품엔 품질보증서 구실을 해왔다.
한국이 산업국가로 일어서는 발판을 마련했던 이 기능올림픽에서조차 한국이 밀려나게 된 것이다. 이 나라 지도자, 그리고 국민 가운데 기능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사실을 안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그 가운데 어느 누가 기능올림픽에 출전할 대표를 챙긴 적이 있었을까.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의 후퇴는 豫見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기능올림픽에 출전한 39명은 지난 2월부터 석 달 동안 서울의 한 工高공고 시설을 빌려 합숙훈련을 받았다. 아무런 報酬보수나 대가 없이 치른 훈련이다.
지금은 생명공학과 정보통신이 각광을 받는 시대다. 기능올림픽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금메달리스트를 태우고 카퍼레이드를 벌였던 20~30년 전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선 일본·독일·스위스와 같은 선진국들은 기능올림픽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독일은 기능인이 대학 졸업한 사람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 나라다. 일본 역시 한 가지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기술의 名人명인을 어느 예술인보다 우러르는 사회다.
중국에선 생산현장을 감독할 수 있는 高級고급 기능공 대우가 석·박사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대졸 신입사원이 한 달에 1000위안(약 13만원)을 받기 힘들다. 그러나 고급 기능공은 5000위안을 넘게 받는다. 人材인재들이 대학보다 기능인 양성학원으로 몰리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정보통신의 시대, 생명공학의 시대라지만 경제가 굳건히 서려면 제조업의 바탕이 견실해야 한다. 그 제조업을 떠받치는 힘이 기능인력이다. 부진한 이번 기능올림픽 成績表성적표를 받아들고 국민들 마음에 다시 찬 바람이 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