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잇따라 의미가 축소된 듯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천영우 외교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은 1일 "원리적인 면에서 동북아에는 역내 균형자(inside balancer)인 우리나라와 세계적 균형자(global balancer)인 미국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동북아 지역의 최후의 균형자(ultimate balancer)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천 실장은 이날 평화방송 인터뷰 등에서 "균형자론은 큰 게임(미·중 갈등)에서 균형자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중·일 간 긴장 조성이나 경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설적 역할 차원에서 논의된 것"이라며 "미국 일각에서 의혹이 제기돼 당혹스러웠지만, 절대 동맹관계에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내에서 우리의 역할을 염두에 둔 것이지, 전 세계적인 전략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넘치는 것이고 한·미동맹 관계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동북아 균형자론은 일본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준 뒤 "동북아 균형자론은 군비를 합법화·강화하는 일본의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태영 청와대 부속실장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정일기' 코너를 통해, "동북아 균형자론은 100년 전 우리 역사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한 축이었다면 역사를 거꾸로 올라가는 일본에 대한 우려가 한 축"이라며 "몇 차례 일본에 경고를 보내도, 한 치도 변함 없는 일본의 태도를 보면서 대통령은 마침내 펜을 들고 입을 열었다. 그것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고 동북아 균형자론"이라고 말했다.
이런 말들 때문에 1일 반기문 장관의 내외신 브리핑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정부 입장이 후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반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처음 발표했을 때나 그간 설명해온 내용에 크게 다른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