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을 한결로 걷는 일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고하(古河) 문예관 관장(1997년 취임)으로 틈틈이 원고를 쓰고 지인들을 만나며 분주한 하루를 보내는 최승범(74세·사진) 시인의 열정에는 냉혹한 시간도 덤비지 못한다. 10여권의 시집, 10여권의 수필집 등 다수의 저서로 충분히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신석정 시인을 장인으로 모신 최시인의 문학 외길을 꿈길(夢路)이라 이름하고 싶다. "나의 문학에 물이 되고 햇볕이 되고 바람이 되고… 그것들은 할머니의 언문과 할아버지의 '추구' '소학'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쟁쟁이 울려온다"면서 노시인은 동심의 눈빛이 되고 만다.

"문학의 세계의 삼각관계 즉 작품, 작자, 독자가 함께 하는 세상에 월평(月評)하는 분들도 나의 문학에 햇볕이었지요. 자기숨결 즉 호흡을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는 늘 큰 관심이지요. 자유시에서 시조로 넘나드는 글이 아무리 열심히 써보아도 모자랍니다."

1958년 현대문학 4, 5월호 김동리 선생님의 추천 '증심사' 등단 이래 47년째 글을 만진다는 고하(古河)는 가람(강)에서 석정(夕汀)으로 이어 흐르는 면면한 문학의 강물이다.

은혜로운 스승님들 성선열, 조병우, 가람 이병기 신석정의 후학으로 독자에게 영원이 물결치고 감동을 안기는 글을 써야 한다는 일을 늘 꿈꾸어왔다고 한다.

일본잡지 계간 10호 '하누루 하우스'에 일본어로 '몽골기행'을 연재하고 있다. 시가기미꼬 (志賀喜美子) 여사는 최시인의 '몽골기행'(현대문학북스 간)을 "우리가 몽고천지에 두고 온 것, 그것은 삼가는 것이고 간소한 생활 그리고 경건한 기도"라고 소개하며 "이 한 권의 책을 가지고 몽고의 여행을 떠나자"라고 적고 있다.

'전북문학' 통권 227권째 발행, '화제시감상' '시조풍류' '화품군자송'을 집필, 시와 수필을 강의하며 신일림 여사(74)와 사이에 강섭(50), 가산(43), 영섭(38)을 두고 51년 째 살아온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