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샤 포컨

전 세계 고래 보호 활동을 감독하는 국제포경위원회(IWC)의 60여 회원국들이 내달 울산에서 연례총회를 갖는다. 포경(捕鯨) 문제의 복잡한 국제정치적 역학관계 때문에 세계의 눈은 행사 주최자인 한국에 쏠릴 것이다. 왜냐하면 공격적인 포경 찬성 국가들과 협력을 증진시키고 있는 한국의 한 표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고래와 다른 해양 포유류들의 장기적인 운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과 마찬가지로 울산 총회에서의 토론은 상업용 목적의 포경에 대한 위원회의 금지 규정을 철폐하느냐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올해에는 철폐될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크며, 그래서 한국의 투표권은 결정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한국은 1978년부터 국제포경위원회 회원국이며, 상업용 포경 금지 협정(1982년 제정)을 지지해 왔다. 또 공식적으로 국내에서 포경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한국은 금지협정을 철폐하려는 일본·아이슬란드·노르웨이 등 포경 찬성국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3년간 연례총회에서는 일본 등 포경 찬성 국가와 손을 잡고 남태평양과 남대서양에 포경금지구역을 설정하려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그동안 위원회는 인도양 등 두 곳에 포경금지구역을 설정, 고래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수유기와 산란기를 제대로 보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에 반해 일본·아이슬란드·노르웨이는 이 안식처를 없애려 하고 있다. 또 일본은 각종 특별면제 규정의 미명하에 고래보호구역에서 계속 포경을 실시, 금지협정에 흠을 내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 때문에 고래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 우연히 포획된 고래의 고기를 팔도록 허용하고 있다. 최근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매년 고래고기를 150t씩 소비하고 있으며, 고래고기 식당만도 50곳이나 된다. 울산시는 고래고기를 가공처리하기 위한 공장을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고래를 잡는 것보다 더 나은 해결방식이 있다. 고래는 죽었을 때보다 살아있을 때 더 가치가 있다. 고래 관람은 여러 나라에서 이미 큰 관광산업이 아닌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고래 관람을 즐기고 학습의 계기로 삼으려고 하면서 해안 지역 도시들은 큰 경제적 이익을 맛보았다.

국제포경위원회는 상업적 목적의 포경이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고래 수가 급격히 감소하자 포경국가들이 1946년에 설립한 단체이다. 포경업자들은 수시로 허가 한도 이상으로 고래를 잡고 포획량도 부정확하게 보고한다. 위원회의 금지협정상 보호 대상인 고래 10종(種) 가운데 8종이 1970년대까지 남획 때문에 멸종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래 보호 요구가 일어나면서 국제포경위원회는 1982년에 포경금지협정을 제정했다. 그러나 그 이후 일본·아이슬란드·노르웨이는 특별면제규정을 적절히 이용해가면서 계속 고래를 잡음으로써 위원회의 금지협정을 철폐하려고 시도해 왔다.

올해 총회의 중요 안건 중 하나는 남대서양에 추가로 포경금지구역을 만드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이 이번 총회에서 고래 보호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포경국가들의 압력에 저항하며 상업용 목적의 포경을 금지하는 현재의 규정을 옹호하면, 이번 울산 총회는 인간과 고래 간의 진정한 관계를 설정한 전환점으로 미래에 평가될 것이다. 한국이 고래에게 안식처를 제공한 국가로서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패트리샤 포컨·국제동물보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