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으로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부동산 값이 급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중국 부동산에 뒤늦게 투자한 한국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6일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외국인 거주지역인 푸둥(浦東) 지구가 최근 한 달 사이 10%가량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 일부 중국인 거주지역에선 20% 가까이 떨어진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 푸둥 지구 내 세무빈강화원 아파트의 경우 중국 정부가 이곳에만 주택담보대출을 금지시키는 바람에 한 달 사이 30%까지 값이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상하이 부동산 업체 ‘상하이랜드’ 문종철 사장은 “최근 매물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매수세가 붙지 않아 관망세라는 설명이다.
◆ 왜 떨어지나
전문가들은 최근 투기 억제를 위해 중국 국무원 7개 부서의 합동부동산 규제책을 주 원인으로 꼽는다.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 ‘주택가격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의견에 대해’라는 부동산 가격안정책을 발표했다.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이 ‘신정책’은 구매 후 2년이 되지 않은 주택을 되팔 경우 주택 가격의 5%를 세금으로 환수한다는 게 골자다. 토지 매입 후 1년 이내에 토지를 개발하지 않을 경우 개발업자에게 과태료를 물리고, 2년 이상 방치하면 개발 허가를 취소한다는 대책도 담겨 있다. 정책 발표 직후 상하이 부동산 가격의 급락세가 이어졌다.
상하이 관영 인터넷 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주간의 상하이 1차 부동산 거래액은 신정책 발표 직후인 지난 13일에 비해 ㎡당 2200위안(약 27만원)이 떨어졌다. 상하이 황다오(荒島)부동산 연구발전부 펑웨이(馮偉) 매니저는 “지난 3월 중앙은행의 부동산 대출 이자율 인상과 이달 부동산 신정책 발표 이후 외부 부동산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공상(工商)시보 등 중화권 언론들은 26일 상하이의 하루 평균 부동산 거래량이 지난 3월 활황기에 비해 60%나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 단기차익 노린 한국인 피해 우려
현재 상하이에서 주재원 등 한국인들이 매입한 아파트는 1000여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랜드’ 문종철 사장은 “1000여채의 아파트 중 20% 정도가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림건설 상하이지사장 김수영 전무는 “상하이에서 아파트를 사들인 한국인 중에는 단기 차익을 노린 경우가 많아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상하이 중위안(中原) 부동산 관리회사는 “시내 일부 지역 부동산은 지금까지 하락한 것 외에도 앞으로 최소한 30~40%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 컨설팅업체 ‘상하이에셋’ 전인규 사장은 “소폭 조정되는 선에서 그치다 다시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에 외국 업체들이 속속 들어와 주택 수요가 계속 생기고 있고, 중국 정부도 핵심 경제동력인 부동산 경기를 마냥 누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죽으면 부동산담보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겨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과열 억제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단기간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